경남도 국감장서 만난 ‘박완수 지사·명태균’ 사안마다 충돌

입력 2025-10-28 14:16
28일 경남도 국감에 출석한 명태균씨가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 행안위가 주관한 경남도 국감장에서 마주친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곳곳에서 충돌했다.

명씨는 이날 국감장 입구에서부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완수 지사 측근들이 제 장인어른을 좀 심하게 압박하더라”며 “국가산단 등 다 얘기할 것”이라며 적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부터 불거졌다. 지난 2021년 8월 명씨의 주선으로 박 지사가 당시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경위 등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박 지사는 명씨가 만남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의 공천과정에 명씨의 도움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지사는 “대선 후보 경선을 하기도 전이었고 윤 전 대통령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불렀던 자리”라며 “그 만남 이후 저는 윤석열 캠프에도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명씨는 “당시 제가 박 지사에게 연락해 모시고 갔었고, 윤 전 대통령이 공천을 주라고 했으니까 준 것”이라며 “그때 윤한홍·권성동 의원은 경선을 하려 했고 김건희 여사가 김태호 의원에게도 연락해 (경남지사 경선에)못 나오게 했다”고 주장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핵심은 박 지사와 경쟁 관계였던 윤한홍 의원을 정리하는 데 윤석열 내외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고, 김태호 의원 출마 의지를 꺾는 데 김 여사가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였다. 박 지사는 이 같은 의혹 전부를 부인했다.

창원 제2 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에 명씨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명씨는 자신이 창원국가산단 지정에 의견을 줬고 박 지사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고, 박 지사는 명 씨 주장을 부인했다.

이상식(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원국가산단 지정과 관련해 “경남도지사가 비서에게 지도를 가져오라고 해서 북면 고암리를 꼭 찍어서 여기에 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국감장 입장 전 “박 지사가 여기 탁 찍었잖아요”라고 말했던 명씨는 이 의원의 질문에도 맞다고 대답했고, 박 지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상식 의원과 박 지사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충돌하기도 했다. 박 지사는 “(국가산단 문제는)특검이 수사하고 있고 국감 대상이 아니다. 나를 폄하하기 위한 질의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경남도 문제와 왜 관계가 없느냐, 내가 지사를 폄하하기 위해 이러겠느냐”고 맞받았다. 창원국가산단 지정 사안은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의 고발로 창원지검에 이어 현재 특검이 수사 중이다.

양부남(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씨와 박 지사 전 보좌관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며 명씨 처남이 2023년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남명학사에 취업한 점을 박 지사에게 질의했다. 박 지사는 “남명학사는 국고보조금 사업이 아니라서 국감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