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한 지역 상권, 대학생 손길로 예술 무대로 변신

입력 2025-10-28 14:02 수정 2025-10-30 13:35
최도성(맨 왼쪽) 한동대 총장이 27일 경북 포항 중앙상가의 한 점포에 전시된 학생들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한동대 제공

기독 사학 한동대학교(최도성 총장)가 침체한 지역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한동대는 다음 달 9일까지 경북 포항 육거리 중앙상가에서 도시문화 실험 프로젝트 ‘다시, 육거리 RE:CROSSING(리:크로싱)’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한동대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은 중앙상가 내 비어 있던 점포 17곳에 졸업 작품을 전시하거나 동아리 공연 등을 선보인다. 단순한 전시 공간 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IT와 디자인, 역사가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려 한다. 시민 상인 청년이 함께 힘을 모아 상권을 ‘살아있는 도시 실험실’로 탈바꿈시키자는 취지다. 대학과 지역사회,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상생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프로젝트는 한동대 개교 3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최 총장이 '다시, 육거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디스 알케마(오른쪽) 작가와 함께 전시 작품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래 사진은 도시 재생 실험실로 변신한 중앙상가 유휴점포 내부 모습. 한동대 제공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한 조관필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과거 번화했던 육거리 상권을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되살리는 것이 목표”라며 “포항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도시의 변화를 체험하고,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도성 총장은 “대학의 지식과 역량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며 “청년들의 창의적 시도가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시민들의 일상에 문화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주의 프로젝트 기간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은 시민 참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됐다. 특히 방문객들이 각 전시장을 방문하며 기념품을 받을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를 진행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호응이 기대된다고 한동대 측은 전했다.

또 오는 31일과 내달 1일에는 국내외 도시 재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세미나도 열린다. 성공적인 도시 재생 사례를 공유하고 포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로,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중앙상가 빈 점포를 활용한 '다시, 육거리' 전시 공간 입구. 한동대 제공

이번 프로젝트는 한동대와 중앙상가 상인회,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 환동해지역혁신원 파랑뜰, 빙그레가 함께 추진한다. 한동대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학교가 추구하는 ‘도시형 확장 캠퍼스’ 개념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청년과 시민이 함께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만들어가는 생태계 구축이 최종 목표다.

다시, 육거리 행사장은 중앙상가 일대에서 매일 운영되며,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은 한동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