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첫 정상회담에서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히는 등 첫 대면부터 트럼프의 코드를 공략했다.
트럼프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일본은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라며 “앞으로 위대한 총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것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당신은 환상적인 일을 할 것이고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트럼프는 일본의 국방비 증액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는 “일본이 군사 역량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의 대규모 군사정부 주문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는 다카이치 총리가 “역대 최고의 총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며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발언한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황금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다고 발표했다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일본은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벚나무 250그루도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와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미·일 핵심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채굴·정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경제 정책 수단과 투자를 활용해 주요 광물과 희토류에 대한 개발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금융 지원과 프로젝트 공동 발굴, 공급망 다변화와 재활용 기술 개발, 채굴 및 정제 허가 절차 간소화 등에 노력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미·일 무역 합의에 대해서도 “매우 공정한 합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제 막 새로운 협정에 서명하려하고 있다”며 “일본이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를 향한 협정 이행’이라는 제목의 별도 문서에서 지난 7월 맺은 미·일 무역 협정을 ‘위대한 협정’이라고 부르며 이를 이행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일본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90조원) 대미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한다는 취지다.
두 정상은 이어 납북 일본인 유가족과도 면담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하면서 “이 아름다운 얼굴들을 모두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이 문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논의할 것인지를 묻자 “우리는 너무 바빴다”며 “우리는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가 말한 ‘우리’가 김위원장을 지칭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