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경찰,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TK파’ 11명 구속 송치

입력 2025-10-28 10:42
압수된 휴대전화와 노트북.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캄보디아에서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행을 벌이다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11명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피의자 15명 가운데 11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허위 ‘조건만남’ 등을 빙자해 피해자들로부터 금전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캄보디아 프놈펜 투올코욱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TK(투올코욱 약자)파’라 불렀고, 총책을 정점으로 한 체계적인 지휘·통솔 구조를 갖춘 조직이었다.

조직 내에는 총관리자와 팀장, 홍보팀, 그리고 피해자 유인과 금전 편취를 담당한 두 개의 로맨스팀이 존재했다.
로맨스스캠 조직도.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홍보팀은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운영하며 허위 이성 만남 광고를 올렸고, 로맨스팀은 채팅을 통해 여성으로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회원가입 후 세 차례의 인증 미션을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이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피해자 신뢰를 얻었다.

피의자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사진 촬영을 금지했으며, 야간에는 커튼을 쳐 외부 시야를 차단하는 등 철저한 보안 통제를 유지했다. 부서 간 업무 내용을 공유하지 못하게 하는 등 조직적이고 은밀한 운영 방식도 드러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6명으로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짧은 기간 수사를 진행한 만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 확인에 나섰다.
로맨스스캠 범행수법.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조직원들은 프놈펜 투올코욱 지역의 13층 건물에서 2인 1조로 합숙하며 범행을 이어오다, 지난해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속 지역의 7층 건물로 옮겨 범행을 계속했다.

이후 캄보디아 수사당국의 공조 수사로 전원 검거됐으며, 일부는 구금 중에도 검거되지 않은 총책이 현지 관계기관에 로비를 해 석방시켜줄 것이라는 말을 믿고 대사관의 귀국 권유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지에서 압수된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공범 관계와 범행 전반을 분석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 가능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