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피’ 이끈 외국인 1위는 미국, 2위는 의외네?

입력 2025-10-28 10:02 수정 2025-10-28 10:12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 ‘4000고지’ 돌파 주역인 외국인투자자 중 상승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것은 미국 투자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컸던 건 아일랜드 투자자였다.

28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외국인 투자자 매매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초에서 9월 말 사이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외국인은 미국 투자자들이었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8조22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6월 이후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

2위 아일랜드 투자자들은 4조209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아일랜드 투자자들은 지난 1~5월까지는 월평균 1400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6~9월엔 월평균 1조원대로 그 규모를 키웠다.

룩셈부르크(1조6750억원)와 독일(1조600억원), 중국(2810억원) 등도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쳤다.

반면 영국 투자자들은 올 1~8월 11조891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통상 영국 투자자들은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달엔 한 달 동안 2조191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자 행렬’에 동참했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동향은 미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진 대신 영국계 자금 유입이 커지고 있단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별개로 집계한 외국인 국적별 순매수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1~24일 사이 한국 상장사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외국인은 영국 투자자(3조960억원)였다.

노르웨이(5850억원) 아일랜드(3290억원), 독일(2050억원), 미국(1580억원), 프랑스(1440억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1410억원), 케이맨제도(1170억원), 대만(1110억원), 호주(970억원) 순이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외국인 매매 동향 집계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달 들어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 투자자들이 다른 외국인보다 한국 주식을 더 많이 사모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반도체이다. 특히 국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이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이후 외국인은 12조67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10조1400억원이 반도체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