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무산…정부 대응에 관심

입력 2025-10-27 16:15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1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 지역 각계각층 대표들과 함께 광주미래산업 비상회의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부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우선 광주지역의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2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광주시청을 방문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AI 산업 관련 면담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김 실장은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무산에 대한 지역사회 민심 등을 강 시장으로부터 청취했다.

특정 현안에 대해 정책실장이 직접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면담은 김 실장이 먼저 강 시장에게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의 이번 광주 방문은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불발로 성난 광주지역 민심 달래기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3일 우상호 정무수석이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광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이후 김 실장이 직접 나서 수습에 나선 셈이다. 당시 우 수석은 “대통령께서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광주에 유치되지 못한 것을 보고 받으시고 ‘매우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광주 시민들께 송구스럽다. 빨리 가서 광주 의원들을 만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김 실장과의 만남에서 AI 인프라 집적화의 중요성과 함께 광주가 추진하는 ‘AI 중심도시’ 비전 실현을 위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실장은 이날 구체적인 지원책은 제시하지 않고 광주 유치 무산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또 AI 인프라 집적화 등에 대해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술수석과 상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연구·개발 생태계 혁신방안 간담회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달래기에도 광주에서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불발에 따른 후폭풍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 주도 AI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국가AI컴퓨팅센터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가AI연구소(가칭), AI반도체 실증센터 조성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지만 핵심 인프라인 국가AI컴퓨팅센터의 역할과 중요성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강 시장은 김 실장과의 면담 이후 언론과의 백브리핑에서 “컴퓨팅자원이 광주에 집적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를 통해 (한국이) AI 3강으로 가는데 광주의 집적단지가 역할을 크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즉 그 이야기는 무슨 뭐 연구소다, 실증센터다 이 논의와는 별도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보자고 할 때는 구체적인 안을 가져올 줄 알았다”면서 “오늘은 오히려 저의 의견을 많이 듣고 갔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