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은 30대 남성이 캐나다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밤 9시4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교차로에서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받혀 캐나다 국적의 A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보행신호를 받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씨는 보행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러나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한 차량이 순식간에 그를 덮쳤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A씨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 역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운전자 B씨를 음주운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B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음주 사실을 알고도 운전을 말리지 않은 동승자(30대) 역시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이 커지고, 처벌 수위도 강화하면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총 731건, 사망자는 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3년 평균(2022~2024년)과 비교해 사고 건수는 23.2%, 사망자 수는 62.5% 감소한 셈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