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각국의 복음주의 리더로서 연합하길 결단합니다. 세상이 우리가 주님의 제자임을 알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서울총회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은혜채플에서 기도회로 막을 올렸다. 120여개국에서 온 300여명의 복음주의 리더들은 손을 모으거나 두 팔을 들고 저마다의 전통에 따라 기도하며 언어와 민족의 장벽을 넘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고 결단했다.
무엇보다 각 대륙 대표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가 자국과 지역의 기도 제목을 공유한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남미 교회는 지금의 부흥이 성숙한 제자도로 이어지길 바랐고 아프리카와 중동 교회는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유럽과 북미 교회는 세속화 속에서도 복음의 본질을 붙들고 다음세대에 신앙이 건강하게 전수되길 바랐다. 아시아 교회 대표들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길 원한다고 기도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WEA 여성위원장 세블웽겔 박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Unity in Christ)을 주제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에베소서 2장 말씀을 인용하며 “주님께선 십자가를 통해 우릴 한 가족으로 만들어 주셨다”며 “그리스도 안에는 ‘우리와 그들’(us and them)이 없고 오직 한 가족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가족답게 배제된 자를 품고 분열된 곳에 화해를 세워야 한다”며 “배제의 벽을 허물고 화합의 문을 여는 게 복음적 삶”이라고 강조했다.
굿윌 샤나 WEA 의장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환영하며 “이번 총회는 하나됨과 갱신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WEA는 교계 소수 지도자들을 위해 조직된 공동체가 아니며 복음의 일치를 방해하는 문화·인종·고정관념의 벽을 깨고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공동체”라고 규정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임석순 목사는 “세계 각국에서 먼 길을 와주신 총대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이번 총회를 통해 복음주의 리더십이 재편되고 한국교회의 성령 역사와 제자 훈련이 세계로 확장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에게 복음을, 2033년을 향하여’를 주제로 개막한 제14차 WEA 서울총회는 27일부터 닷새 동안 이어진다.
총회에서는 ‘전 세계 교회의 복음 일치’ ‘성령이 충만한 제자훈련’ ‘종교 박해’ ‘동성애 문제’ ‘다음세대 양육’ 등의 주제에 대한 복음주의 교회의 입장을 공유하며 한 데 모은다. 총회 마지막에는 논의 내용을 종합한 ‘서울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글·사진=이현성 장창일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