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은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수사 당시 현장검증에 참여해 조현병을 호소한 말레이시아 운반책 A씨(48)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검찰의 자충수일 뿐”이라고 밝혔다.
백 경정은 26일 국민일보에 “조현증 증세를 보인 운반책 A씨의 진술은 검찰이 수사단서 및 유죄 인정의 근거로 이미 사용했다”며 “심지어 말레이시아 부두목이 범죄를 부인하자 A씨의 진술로 반박해서 유죄를 입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A씨는 2023년 초 한 달간 3회 침투 마약 밀반입자인데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4㎏에 해당하는 마약을 여러 차례 보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A씨는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이고 수감자를 불러내 진술을 비트는 것은 검찰의 고질병”이라며 비판했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2023년 9월 한국에 필로폰을 들여온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2명을 검거해 세관 직원이 범행에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해 1월 인천공항을 통한 밀반입 당시 입국 전 현지 마약 총책에게서 ‘한국 세관이 너희들을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조사 기록에 따르면 A씨는 통역인을 통해 “정신분열증이 있는데 지금 도진 거 같다. 조금 적게 물어봤으면 좋겠다. 계속 지금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마음이 복잡해진다”라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A씨 진술 신빙성을 의심하는 지적에 대해 백 경정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경정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프로그램을 설치해 언제든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발표는 모두 거짓”이라며 “킥스 사용이 안 될 뿐더러 킥스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서면 통지까지 했다. 제가 취급했던 사건도 당연히 볼 수 없고 아예 킥스 자체가 접근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