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팀에 몸 담은 적 없는 아마추어 출신 선수가 처음으로 스타리그 정상에 올랐다.
박상현(soma)은 26일 서울 송파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ASL 시즌20 결승전에서 프로토스 최강자로 꼽히는 장윤철(SnOw)을 세트 스코어 4대 2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박상현은 ‘폭군 저그’로 유명한 이제동의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플레이스타일로 근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다. 95년생으로 과거 프로 팀에서 활동한 적 없는 박상현은 순수 개인이 연마한 실력으로 공식 대회 우승을 일궜다. 2019년 6월 30일 처음 ASL 무대에 데뷔한 뒤 2310일 만의 쾌거다. 박상현은 우승 상금 3000만원을 거머쥐었다.
SOOP에서 주최하는 ASL은 2016년 첫 걸음을 뗀 뒤 10년간 이어져온 국내 유일의 스타크래프트 공식 리그다. 대회에 참가하는 대부분 선수들이 SOOP에서 스트리머로 활동하며 대회와 연계한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울돌목’에서 무한 확장 기조로 프로토스를 굶겨 쓰러뜨린 박상현은 다음 전장 ‘도미네이터’에서 엇박자 히드라리스크 웨이브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라데온’에서 장윤철이 기사회생했다. 한방 병력을 일으켜 뚝심있게 밀어붙인 게 주효했다. 저그는 히드라리스크+뮤틸리스크 빈집 공격을 감행했지만 이를 미리 예상한 장윤철이 포톤 캐논을 다량 깔아놓으며 손쉽게 방어하고 상대 본진을 초토화했다.
‘폴스타’에서 다시 히드라 폭풍이 몰아쳤다. 저글링 러시가 막힌 뒤 소강 상태에서 히드라리스크를 대량으로 생상한 박상현이 상대 방어라인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장윤철이 ‘메트로폴리스’에서 다시금 반격했다. 질럿 견제로 저그의 확장기지 활성화를 늦춘 그는 이후 하이템플러와 커세어를 갖춘 뒤 진출해 한방에 게임을 끝냈다.
박상현은 풀 세트를 허용하지 않았다. ‘녹아웃’은 박상현이 승부를 결정 짓는 전장이 됐다. 초반 저글링 난입으로 프로토스의 자원 채취를 방해한 그는 이후 물량 싸움에서 영리한 유닛 구성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이후 확장 기지를 늘리면서 상대의 멀티는 억제하는 정성적인 승리 공식을 써 내려가며 위기 없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