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온다” 난리 난 도쿄… 도로 막고 차량 밑 수색

입력 2025-10-26 17:28 수정 2025-10-26 17: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경시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하루 앞둔 26일 수도 도쿄에서 엄중 경계에 돌입했다. 차량 검문 과정에서 운전자가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경시청은 부총감을 중심으로 특별경비본부를 설치하고 경찰관과 기동대원으로 구성된 특별 기동대를 소집했다. 경시청은 이미 1만8000여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비 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도쿄도 미나토구 주일미국대사관 주변에는 이동을 통제하는 울타리가 설치됐으며 인근 도로에선 왕래하는 차량마다 밑을 거울로 수색하고 경찰관이 운전면허증을 일일이 요구하는 검문도 진행되고 있다.

아사히는 “주일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지난 24일 검문 중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경찰 기동대원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시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인 27~29일 도쿄 시내 일반도로와 수도고속도로를 일시적으로 통제할 예정이다. 특히 도쿄 레인보우브리지나 수도고속도로 우에노선 등 주요 도로가 통제돼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시청은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도쿄 주일미국대사관 주변에서 지난 24일 경찰관들이 흉기 난동 사건 발생지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당시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기동대원이 부상을 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시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대대적인 경비 태세에 돌입한 것은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조직적인 테러만이 아닌 단독 범행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시청의 경호 대응이 2022년 전면 재검토된 뒤 미국 대통령의 방일은 처음이다.

경시청은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테러를 암시하는 정보를 수집한 경우 게시자에게 직접 경고할 계획이다. 다카하시 다이사쿠 경시청 경비과장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찾은 그는 27일 도쿄에서 나루히토 일왕, 28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각각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으로 이동해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30일에는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하게 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