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를 대가로 아파트를 주기로 했다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주장에 25일 “상식적으로 대가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자신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는 명씨의 말도 “거짓 진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말을 아꼈던 오 시장이 2일 만에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명씨가 저와 일곱번 만났다고 주장하는데, 대부분 저를 스토킹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당에 갖다줬다면 당에서 대가를 받아야 한다. 저희 캠프에 여론조사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대납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김 전 의원이 자신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는 명씨의 주장에 대해선 “명씨가 어떤 식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씨를 만나보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문자가 김 전 의원에게 왔었다”며 “오뉴월 서리 이야기도 나오고 문자가 굉장히 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것을 명씨가 국정감사장에서 러브레터로 바꾸는 재주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자신이 오 시장과 일곱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또 당선되면 오 시장이 아파트를 사준다고 약속했다고 발언했다. 오 시장은 다음 달 8일 김건희 특검에서 명씨와 대질조사를 받는 자리에서 모두 밝히겠다며 국정감사 당일 말을 아꼈다.
오 시장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도 재차 비판했다. 그는 “더 좋은 집에 살고 싶고, 그런 욕망을 자극해 집을 짓도록 하는 게 정책이지, 억제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10·15 대책으로 금융을 틀어막았다”며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18년 6개월 걸리던 걸 12년에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는데, 대출 규제로 분담금이 올라가 다시 18년 6개월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면회한 것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의 마음을 사야 하는 당 대표 입장에서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도권 선거는 수도권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려면 개혁신당과 어떤 형태로든 동행을 해야 한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