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조심” 곰의 습격 탓에 6개월간 일본에선 172명 사상

입력 2025-10-26 14:03 수정 2025-10-26 17:04
지난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교도연합뉴스

일본에서 곰이 마을에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올해 4월부터 이달 22일까지 곰의 공격으로 다치거나 숨진 사람이 172명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66%인 114명은 산 인근이 아닌 동네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6월엔 등산이나 산나물을 채취하려고 숲을 찾았다가 곰의 공격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7월부터는 주민 생활권에서 곰에게 피해를 입은 비율이 80%에 달한다. 아키타현에서 피해가 빈발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서는 주민 25명이 마을 인근에서 곰에게 습격을 당했다.

지난 20일에는 아키타현 유자와시 중심가에 곰이 나타나 남성 4명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후 이 곰은 역 근처 민가에 숨어들어 약 120시간이 흐른 뒤인 25일 새벽에서야 상자형 덫에 포획됐다.

일본은 곰 피해가 생활권 내에 증가하자 조수보호관리법을 개정해 올해 9월부터는 시가지에서도 곰 포획에 엽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을 강화했다. 그러나 충분한 대응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4월부터 곰에 의한 사망자는 총 10명에 달한다. 종전 최다인 2023년도 6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생활 권역에서 곰 피해가 증가하는 이유는 숲에서 곰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등 나무 열매가 흉년을 맞은 점이 꼽힌다. 또 곰 개체 수 증가 등 근본적인 요인도 거론된다.

곰 생태에 정통한 고이케 신스케 도쿄농공대 교수는 “40년에 걸쳐 곰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개체 수도 늘어난 결과”라며 “이 상황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