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이와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이제 와 열매 내놓으라고 할 자격이 있느냐’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갤럽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번 대책으로 인한 젊은 세대의 깊은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앞서 갤럽은 지난주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3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결과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주택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 대책에 공급 시그널이 없다는 데 있다”며 “유일한 공급 대책이었던 9·7 대책마저 구체성이 떨어지니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공급에 대한 기대는 꺾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여당은 생뚱맞게 오세훈 탓만 하며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은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긴 과정”이라며 “그런데 제가 서울시를 떠나있던 10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나. 밭 전체가 갈아엎어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비사업이 389곳 43만호 이상 해제된 사태를 보며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피눈물이 난다는 표현까지 썼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이를 몰라서 침묵하고 있는 건 아닐 것”이라며 정 대표와 민주당에 “10·15 대책 대폭 수정을 비롯해 정비사업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의 과감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자신이 직접 나서서 민주당과 공개 토론까지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