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남미의 문을 여소서”… CCC, 라틴아메리카 비전트립으로 미전도 캠퍼스 개척 나서

입력 2025-10-25 10:01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가 ‘복음의 미개척지’로 불리는 남미 4개국을 향해 선교적 발걸음을 내디뎠다. CCC 해외선교부(김장생 선교사)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라틴아메리카 비전트립(LAC Vision Trip)’을 진행하고, 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볼리비아 등 4개국에서 선교 현장을 조사하며 향후 사역 확장의 전략을 모색했다.

이번 비전트립의 주제는 ‘주여, 남미의 문을 여소서(Lord, Open LAC Doors!·골 4:3)’로 동아시아 대륙 선교팀과 남미 캠퍼스 사역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과 남미, 미국, 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온 38명의 CCC 선교 관계자들이 참여했으며 김 선교사와 LAC 캠퍼스 사역 책임자인 페르난도 비스포가 공동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이번 여정은 국제 CCC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선교적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김 선교사는 “라틴아메리카 6504개 캠퍼스 중 92%가 아직 복음 운동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라며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미개척 캠퍼스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문한 4개국은 모두 사역 기반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대학인 상파울루대학교(USP)를 비롯해 대학생 인구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CCC 사역은 미약하다. 우루과이와 파라과이는 CCC 사역이 전무하며, 볼리비아는 현지 CCC는 있으나 캠퍼스 사역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전체 모임에서는 라틴 지역의 사역 현황 보고와 파트너십 히스토리가 공유됐다. 김 선교사는 “2012년부터 45회의 단기선교와 24회의 A6 프로젝트를 통해 69개 캠퍼스를 개척하고 22명의 현지 간사를 세웠다”며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파트너십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18일부터 2박 3일간 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볼리비아 등 네 나라로 흩어져 리서치 트립을 진행했다. 각 팀은 캠퍼스와 현지 교회,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복음 확산의 가능성과 필요를 조사했다. 브라질 팀은 상파울루의 유니캠프(UNICAMP) 대학을 방문해 CCC의 사영리가 담긴 ‘더 포(The Four)’ 복음 팔찌를 나누며 전도 활동을 펼쳤고, 한 학생이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다.

리서치 과정에서는 문화와 언어, 정치적 제약 속에서도 복음의 문이 열리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볼리비아 팀은 대통령 결선 투표일로 교회 문이 닫힌 상황에서도 현지 기독 대학 이사장과 선교사들을 만나 교류를 이어갔다. 파라과이 팀은 현지 교수들과 목회자들을 만나 복음적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고, 우루과이 팀은 다양한 언어권 팀원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일하심”을 체험했다.

이번 비전트립을 통해 4명의 선교사 헌신자와 8명 이상의 선교 희망자가 발굴됐다. CCC는 기존 남미 선교사 중 3명을 이동 배치하고, 새로운 국가별 팀장을 세워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척 사역에 들어간다. 내년 상반기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간사들을 대상으로 A6 훈련이, 7월에는 A6 프로젝트(단기 캠퍼스 개척선교)가 진행될 예정이다.

페르난도 비스포 LAC 캠퍼스 사역 책임자는 “한국 CCC는 지난 12년간 선교사와 스틴트, A6 프로젝트를 통해 남미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비전트립으로 미개척 4개국에 새로운 영적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도 “남미는 선교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라틴아메리카 리더십과 함께 기도하며, 복음의 빛이 아직 닿지 않은 캠퍼스의 문을 여는 일에 계속 헌신하겠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