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라 오토바이 통행 안 됩니다.”
핼러윈을 일주일 앞둔 24일 오후 6시30분, 인파가 몰리기 시작한 홍대 클럽 거리. 거리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골목길에서 아슬아슬하게 시민들을 피해 달리던 오토바이를 경찰관이 잡아 세웠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운전자는 경찰의 계도 조치에 조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큰길까지 조심스럽게 오토바이를 끌고 갔다.
국민일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의 도보 순찰 과정에 동행했다. 기동순찰1대 소속 경찰관 6명은 홍익대 정문 앞에서 시작해 삼거리포차, KT&G 상상마당 등 인파가 집중되고 있는 번화가 위주로 안전 관리를 실시했다. 포차와 클럽이 즐비한 이 거리는 핼러윈 행사 때마다 주취 소란과 폭행 등 사건·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한 대원은 “평소 오후 10시 정도까지 순찰하지만 이번 핼러윈 기간 주말마다 자정을 넘겨 오전 2시까지 순찰 근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주·타로 카페가 몰려 있는 홍대 카페 거리에는 빨간색 접이식 중앙분리대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곳은 골목이 좁아 평소에도 행인이 많아지면 보행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다. 중앙분리대는 보행자들의 우측보행을 유도해 통행이 서로 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날부터 설치됐다. 곳곳에 자리 잡은 스피커에선 “우측통행을 부탁드린다”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경찰은 시비나 폭행, 성범죄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날 순찰에선 청소년 출입 금지 가판이 없는 전자담배 가게 두 군데가 적발됐다. 주정차 위반 오토바이도 조처됐다. 경찰의 순찰을 지켜보던 문모(30·여)씨는 “워낙 붐비는 곳이고 사고도 잦은 곳이라 사람이 몰리면 걱정이 앞선다”며 “경찰관들이 돌아다니면서 순찰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4922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안전관리에 나선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 밤은 집중관리 기간으로 정해 평소보다 경찰관을 많이 투입한다.
중점관리지역 8개소에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경찰, 자치구, 소방 등이 참여하는 현장 합동상황실을 운영한다. 8개소는 종로구 익선동·중구 명동거리·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성수동 카페거리·건대 맛의 거리·홍대 관광특구·강남역·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이다.
이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태원·홍대·성수·명동 등 주요 번화가 도로는 차량이 단계적으로 통제된다. 통제 구간은 용산구 이태원로(이태원 입구~제일기획교차로)와 마포구 잔다리로(삼거리포차~상상마당), 중구 명동거리(삼일대로 입구~중앙우체국 앞), 성동구 연무장길(대림창고교차로)이다.
경찰 관계자는 “핼러윈 기간 인파 밀집 장소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주변 지역의 교통 통제 시간, 일방 보행 통행로 등을 미리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