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단의 20주년도 40주년도, 기념 공연은 베르디

입력 2025-10-25 08:00

국내 대표적인 민간 오페라단인 솔오페라단과 공공 오페라단인 서울시오페라단이 올가을 각각 창단 20주년과 4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 솔오페라단은 오는 31일~11월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리골레토’를 선보이고, 서울시오페라단은 11월 13~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이다’를 올린다. 두 오페라단 모두 작곡가 베르디의 작품을 선택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제왕’ 주세페 베르디(1813~1901)는 전 세계 오페라극장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곡가다. 베르디가 남긴 26편의 오페라는 일반적으로 세 시기로 나뉜다. ‘나부코’(1842) 등 민족주의적 색채가 묻어나는 초기, ‘리골레토’(1851)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이상 1853) 등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중기, ‘아이다’(1871) ‘오텔로’(1887) ‘팔스타프’(1893) 등 장중한 음악이 돋보이는 후기로 구분된다.

베르디 중기 오페라의 시작을 알리는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을 원작으로 했다. 16세기 만토바 궁정의 광대 리골레토가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으로부터 자신의 딸 질다를 지키려다 오히려 죽게 만드는 비극을 그렸다. ‘여자의 마음’ ‘이것도 저것도’, 질다의 ‘그리운 이름’ 등 아름다운 아리아들이 많다. 특히 4중창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처녀여’는 원작자인 위고조차 감탄하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솔오페라단의 ‘리골레토’는 연출가 김숙영과 이탈리아 지휘자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프로덕션을 이끈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한국 성악가와 해외 성악가가 함께 캐스팅됐다. 리골레토 역으로 유럽의 주요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섰던 바리톤 알베르토 가질레와 함께 한국 바리톤 강형규가 맡았다. 그리고 질다 역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한국에 자리잡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몰도바 출신의 나탈리아 로만이 캐스팅됐다. 또 만토바 공작 역에는 한국 테너 박지민과 김진훈이 출연한다.

베르디 후기의 대표적 오페라인 ‘아이다’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개통을 계기로 설립된 카이로 오페라극장 개관 기념공연으로 위촉받아 나오게 됐다. 베르디는 처음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거절했지만, 프랑스의 이집트 학자 오귀스트 마리에트가 생각한 줄거리에 흥미를 느껴 수락했다.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포로가 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 그리고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사랑과 갈등을 그렸다. ‘이기고 돌아오라’ ‘정결한 아이다’ ‘오, 나의 조국’ 등의 서정적 아리아와 웅장한 합창이 명곡으로 꼽힌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아이다’는 연출가 이회수와 지휘자 김봉미가 프로덕션을 이끈다. 아이다 역의 소프라노 임세경과 조선형, 라다메스 역의 테너 신상근과 국윤종, 암네리스 역의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와 김세린 등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200여 명의 대규모 출연진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무대가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