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 역투로 팀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진출을 이끈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가 “오늘 호투의 비결은 공격적인 투구와 포수 최재훈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내 구위였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폰세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5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했다. 지난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체면을 구겼던 그는 이날 정규시즌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의 위용을 되찾으며 설욕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폰세의 활약에 힘입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KS 무대에 복귀했다.
폰세는 경기 도중 르윈 디아즈(삼성)의 강습 타구에 가슴을 맞는 아찔한 장면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타구를 맞는 순간 솔직히 아팠다”며 웃은 뒤 “어떻게든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디아즈가 곧바로 찾아와 괜찮냐고 물었다. 이게 바로 동업자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3회 김영웅(삼성)을 고의4구로 내보낼 때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폰세는 “투수는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아웃을 잡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 순간 달갑지는 않았다”면서도 “코치진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폰센는 5회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환호했다. 한화 팬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1차전과 3차전 문동주가 이닝을 마치고 포효하는 모습을 봤는데, 퍼포먼스가 아쉬웠다”며 “한 수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폰세의 아버지를 비롯해 그의 가족들이 방문했다. 폰세는 “1만㎞ 떨어진 미국에서 날아와 응원해주는 가족 덕분에 마운드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함께 계셨다면 더 좋았겠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내 옆을 지켜주고 계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폰세는 다가올 KS에서도 LG 트윈스를 상대로 팀의 1선발 중책을 맡는다. 그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 점이 동기부여가 되냐는 질문에 “KS에서 나의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방법만 집중할 것”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LG가 10승 선발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하며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점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폰세는 “포수 최재훈의 리드를 믿고 던진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전=최원준 기자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