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민 위한 은행 맞나… 농협은행서 못 받은 돈 95%, 비농업인 대출

입력 2025-10-24 13:23

NH농협은행이 회계 상 손실 처리한 대손상각액이 지난달 기준 4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금액 중 조합원인 농업인이 아닌 비농업인 대출에서 발생한 손실이 90%를 넘는다. 농협은행이 일반 은행처럼 비농업인 대출에만 집중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손상각액 규모는 4045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상각액이란 회수 불가능해 회계 상 손실 처리되는 대출액을 말한다.

금융업 특성 상 대출 업무에서 손실이 날 수는 있지만 내용이 문제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손상각액 4045억원 중 농업인이 원인인 손실은 전체의 4.5%인 184억원에 그쳤다. 나머지 95.5%는 비농업인을 대상으로 대출해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금액으로 파악됐다. 해당 금액 중에는 패션타운 복합시설 신축 명목으로 2700억원을 빌려줬다가 해당 기업이 부도나면서 돌려받지 못한 1060억원도 포함돼 있다.

서삼석 의원은 “농협은행이 농업인의 은행이 아니라 일반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며 “내부 리스크 관리와 여신 심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