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지난 2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폐막식을 하고 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50개 종목, 82개 경기장에서 3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뜨거운 열전을 펼치며 전국을 하나로 묶는 화합의 장이 됐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내건 이번 체전은 대규모 시민 참여와 함께 도시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개·폐회식은 연출가 박칼린 감독의 지휘 아래 부산의 항구도시 정체성과 생동감을 화려하게 표현해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151개 구간을 잇는 성화 봉송은 희망과 화합의 상징으로 시민의 발걸음을 모았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대회 성공의 주된 힘이 됐다. 4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 안내, 교통 관리, 입 퇴장 지원 등 현장을 누비며 대회를 이끌었고, 1만6000여명의 시민·학생 서포터스가 응원단으로 참여해 각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대회 기간 부산의 숙박업소, 식당, 관광지에도 발길이 이어져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산 선수단은 개최지의 자존심을 세우며 52년 만의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총점 5만6870점으로 금 66개, 은 57개, 동 117개 등 24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부산은 지난해 경남 체전 종합 6위에서 네 계단 상승하며 3년 연속 광역시 1위를 차지했다.
세팍타크로와 에어로빅힙합은 각각 8년, 4년 연속 종합 우승을 달성했고, 탁구는 1986년 이후 39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복싱은 전국체전 참가 이래 첫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핸드볼과 바둑이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전통 강세를 이어갔다. 이번 성적은 부산 체육 정책의 결실이자,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 도약하는 부산의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에서 부산시교육청 소속 고등부 학생 선수단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에어로빅·힙합, 조정, 복싱, 사이클 등에서 금메달 13개를 포함해 총 80개의 메달을 따내며 부산 학교체육의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부산동여고 3학년 김지윤 선수가 에어로빅·힙합 3관왕에 오르는 등 차세대 유망주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과 사직야구장, 해운대 해수욕장 등지에서는 체전을 찾은 시민과 방문객을 위한 문화예술행사가 펼쳐졌고, ‘체슐랭’과 ‘체트럭스’ 등 지역 먹거리 존이 운영돼 부산의 맛과 문화를 널리 알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환송사에서 “이번 체전은 부산의 매력과 시민의 저력을 보여준 화합의 무대였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을 더 살기 좋고 매력적인 글로벌 허브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