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8~30일 한중일 정상과 연쇄 회담…1박2일 방한 일정

입력 2025-10-24 10:29
국민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글로벌 패권 경쟁 상대 중국과의 무역 담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우방국들과 결속을 다지는 일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29일 진행될 트럼프와 이재명 대통령의 회담이 한·미 무역 협의 타결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발표했다. 일정은 4박5일 동안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트럼프는 24일 밤(아시아는 25일 낮)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DC를 출발한다. 26일 오전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어 27일 일본으로 이동해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다.

트럼프는 일본에서 2박3일 일정을 소화하고 29일 한국으로 이동한다. 한국에는 1박2일간 머무른다. 방한 첫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마주 앉는다. 지난 8월 25일 이 대통령 방미 이후 약 두 달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회담 장소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잡혔다. 트럼프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29일 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같은 날 저녁 정상들과 실무 만찬을 갖는다.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트럼프는 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와 시 주석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 회담한 뒤 당일 밤 워싱턴DC로 출발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28~30일 일본, 한국, 중국 정상과 잇달아 만나는 회담의 의제로 ‘관세’와 ‘투자’ 문제가 공통분모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은 무역협상을 타결했지만 관세 인하의 조건인 5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후속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대두나 액화천연가스(LNG) 구입 방침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카이치는 5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기업들과 신규 투자 안건을 논의 중인 상황도 트럼프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현금 투자 비중과 분납 투자 방식 등이 최종 쟁점으로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당초 전액 직접 투자를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는 직접 투자액을 낮추고 분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설득 작업을 진행해왔다.

트럼프로서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 바로 다음 날 진행되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 더 큰 난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예고로 인한 갈등에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의 한국 방문 일정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입장차나 트럼프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깜짝 회동’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마음만 먹는다면 김 위원장에게 ‘번개 회동’을 제안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