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관람이 끝난 시간 경복궁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명성황후의 침실이자 시해 장소인 곤녕합에도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2023년 3월 5일 일반 관람 시간이 끝난 오후 5시쯤 돌연 경복궁을 찾았다.
이날 윤 전 대통령 부분은 근정전을 지나 경회루 2층, 향원정, 건청궁 순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부분은 건청궁 내에 있는 명성황후의 침실이자 시해 장소인 곤녕합의 닫힌 문을 열라고 지시한 뒤 입장했다. 건청궁은 보존을 위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구역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곳에서 경호관과 직원 동행 없이 약 10분간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23년 3월 5일 윤 전 대통령 내외가 경복궁 관람을 위해 “갑작스러운 방문”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동행자는 김건희 여사와 경호관 1명으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 등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수장고가 다 차서 이를 살펴보기 위한 점검 목적으로 방문했다. 관리 과장이 열쇠를 가지러 가야 한다고 해 30분간 시간이 비게 됐고, 바로 옆에 경복궁이 있으니 가자고 해 경복궁에 갑자기 가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2023년 9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과 함께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해 용상(어좌)에 앉았으며, 2024년 9월에는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고 조선 왕실의 신주를 모신 신실까지 둘러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왕의 의자’에 앉았던 김건희가 황후의 침실까지 들어갔다. 국가 유산의 사유화를 넘어선 국보 농단 행위”라며 “국가 유산이 훼손되지는 않았는지,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 특검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