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 중 ‘행복하다’ 17.6% “희망직업 유무가 주요 변수”

입력 2025-10-23 16:13

중·고교생 중 삶에 만족하는 학생이 17.6%, 불만족스러운 학생은 이보다 많은 28.7%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생 삶의 질에는 가정의 경제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희망 직업 유무 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3일 이런 내용의 ‘중‧고등학생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학생 삶의 유형과 특징’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중·고교생 1167명을 자기 실현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분석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학생들을 ‘자기실현 추구형’ ‘평균 집단형’ ‘내재가치 상실형’ ‘심리적 불만족형’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고 행복하다고 여기는 자기실현 추구형은 17.6%로 분석됐다.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학생은 ‘내재가치 상실형’ 혹은 ‘심리적 불만족형’이다. 내재가치 상실형은 의미 있는 활동이 현저하게 낮아 심리사회적 욕구 경험과 만족도가 낮은 유형으로 10.5%였다. 심리적 불만족형(18.2%)은 부정 정서가 높고 심리사회적 욕구 충족 경험과 정서적 만족도가 낮은 유형이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 희망 직업 유무 등이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학생, 희망 직업이 있는 학생이 자기실현 추구형일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경제적 수준이 낮다고 인식하며 희망하는 직업이 없는 학생일 경우 내재가치 상실형과 심리적 불만족형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희망 직업이 있는 학생일수록 삶의 만족도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교육에서 진로·진학 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희현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학생은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행복도는 세계 최하위권”이라며 “학교가 학업성취도를 올리고 명문대 진학을 돕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발휘하는 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