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국내 대표 지역 플랫폼 기업인 당근마켓과 손잡고 ‘15분도시 부산’을 디지털 생활공동체 기반으로 확장한다. 행정이 만든 도시 인프라 위에 시민의 일상 네트워크를 더해 ‘공간 중심 도시’에서 ‘관계 중심 도시’로 진화하는 실험에 나섰다.
부산시는 22일 서울 서초구 당근마켓 본사에서 ‘따뜻한 공동체 기반 15분도시’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과 황도연 당근마켓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따뜻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15분도시 부산’과 ‘당신 근처의 이웃’이라는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당근마켓의 공통된 철학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공동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민·관 협력 추진체계 마련 ▲15분도시 구현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 운영 ▲부산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정보 교류 등 세 가지 협력 축을 중심으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행정이 보유한 공공 자원과 지역 인프라를 연계해 주민 참여형 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당근마켓은 커뮤니티·모임 기능을 활용해 지역 주민 간 교류를 촉진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시는 이 같은 협력이 행정이 주도하는 도시정책을 시민 참여형 도시 생태계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현재 누적 가입자 43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2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국내 최대 지역생활 플랫폼이다. 시는 당근마켓의 데이터와 플랫폼 역량을 15분도시 정책과 결합함으로써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단위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성 미래혁신부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15분도시 부산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공동체 단위의 프로그램을 확산해 모두가 연결된 따뜻한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의 15분도시 정책은 2021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이후 올해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역 소멸 대응 정책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근접성 국제회의(N-minute City)’에서는 대표 도시 사례로 발표되며 글로벌 도시정책 모델로 인정받았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