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25)이 2025시즌 마지막 드림투어 대회 ‘KLPGA 파마리서치 리쥬란 드림투어 왕중왕전(총상금 2억 원·우승상금 3000만 원)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정수빈은 22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CC(파72·642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4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정수빈은 안지현(26·메디힐)의 추격을 1타 차 2위(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정수빈은 드림투어 상금순위가 43위에서 4위로 도약해 ‘2026 KLPGA 정규투어 시드권까지 획득했다.
정수빈은 “꿈만 같고 영광스럽다. 아직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부상으로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우승하고 나니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다. 부모님께서 늘 옆에서 응원해주셨는데, 효도한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대회를 앞두고 허리와 목, 팔꿈치까지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기술적으로는 부상을 겪으며 나에게 맞는 타이밍과 간결한 스윙을 찾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백스윙 크기를 줄이고 리듬에 집중하면서 샷과 퍼트 모두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우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7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은 정수빈은 10살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2015년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전 3위, 2016년 ‘제97회 전국체육대회 골프부경기’ 단체전 3위를 기록한 뒤 2019년 KLPGA에 입회,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오가며 활동했다.
드림투어 최고 성적은 ‘KLPGA 2023 TGS 드림투어 11차전’ 공동 2위, 정규투어 최고 성적은 ‘2024 대보 하우스디 오픈’ 공동 13위다.
정수빈은 “작년에 플레이 도중 손목을 다치면서 스윙이 무너졌다. 그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그 일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아직도 첫 홀에 나설 때면 긴장이 되는데 ‘신경 쓰지 말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응원해주신 주변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했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잡게 돼 감사하다. 정규투어에서도 꼭 우승하고 싶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골프를 행복하게 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께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 2라운드 선두에 오르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노리던 이어 윤화영(25)이 3위(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 김새로미(27·넥센그룹)가 4위(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에 입상했다.
상금왕은 시즌 3승으로 5829만4042원의 상금을 획득한 황유나(22)가 차지했다. 황유나는 “시즌 초에 목표로 세웠던 ‘시즌 3승과 상금왕’을 모두 이룰 수 있어 정말 기쁘다”라며 “내년에는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 써서 정규투어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6 KLPGA 정규투어 시드권’을 차지하게 될 상금순위 20위 이내의 선수도 모두 확정됐다. 상금왕 황유나에 이어 시즌 2승을 달성한 김새로미가 상금순위 3위를 기록했고, 정수빈, 윤화영이 뒤를 이어 상금 순위 상위 20위까지 주는 내년 정규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상금 순위 56위였던 안지현은 상금 2100만 원을 추가해 순위를 11위까지 끌어 올려 내년 정규투어 시드권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단독 5위를 기록한 김소정(25) 역시 상금 800만 원을 추가해 상금순위 26위에서 17위로 도약해 정규투어 티켓을 따냈다.
KLPGA투어 통산 5승이 있는 조정민(31)은 왕중왕전에서 60위에 그쳤으나 상금 순위 19위로 5년만에 정규투어에 복귀한다. 통산 2승의 김지영2(29)도 상금 순위 9위로 시즌을 마쳐 3년만에 정규투어에 복귀하게 된다.
반면 직전 대회까지 상금순위 16위, 20위를 기록하고 있던 김서윤2(23·셀트리온)과 김가희(27)가 이번 왕중왕전에서 각각 공동 27위, 공동 42위에 그쳐 상금순위 20위 밖으로 밀려나 ‘2026 KLPGA 정규투어 시드권’을 놓치고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