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용상’에 앉은 김건희…“스스로 1~2분 정도 앉아”

입력 2025-10-22 14:12 수정 2025-10-22 15:44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에 관해 추궁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3년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해 용상(왕의 의자)에 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국보 불법 침범 및 훼손 사건”이라며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이날 국감장에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와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2023년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했을 때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김건희의 대한민국 국보 불법 침범 및 훼손 사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날 경회루 방문에 동행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가 왜 경회루에 갔냐. 일반 민간인이 근정전 용상에는 왜 앉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누가 앉으라고 그랬나”라며 “최 전 청장이 앉으라고 권유한 건가 아니면 김건희가 스스로 가서 앉은 건가. 분으로 따지면 1분, 2분, 3분, 4분, 5분? 앉아서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다그쳤다.

같은 당 조계원 의원은 “용상이 개인 소파인가, 김건희가 슬리퍼 짝짝 신고 스스로 (용상에) 올라갔느냐”며 “그 자리에서 왕을 꿈꿨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소속으로 현장에 동행했던 정 사장은 “월대 복원 기념식과 아랍에미리트(UAE) 국왕 국빈 방문이 있었다. 답사 차원에서 설명을 들으러 간 것으로 기억된다”며 “(김 여사 등이) 국왕 내외분의 동선을 점검하면서 근정전을 들렀다가 경회루로 갔다가 흥복전까지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했고 이배용 (전) 위원장 참석은 부속실에서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 전 위원장이) 와서 설명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최 전 청장이 김 여사에게 용상에 앉으라고 권유했느냐는 질문에는 “권유하셨는지는 잘 모른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며 “(김 여사) 본인이 가서 앉으셨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정 사장은 “계속 이동 중이었기에 만약에 앉아 계셨다 하더라도 오래(는 아니고)…, 1~2분 정도”라고 말했다.

국회 문체위원장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이 우습게 보이느냐”며 “제대로 얘기 안 하면 여아 간사, 위원님들 간 합의해 위증죄로 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0일 주진우 시사인 편집위원이 공개한 사진에서 비롯됐다. 사진 속 김 여사는 검은색 민소매 원피스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채 허리에 손을 얹은 모습으로 보라색 정장 차림의 이 전 위원장과 경호 요원으로 보이는 인물들과 함께 궁궐 내 건축물 안에 서 있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