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라 고분 복원 현장 공개…APEC 공식 관광프로그램 연계

입력 2025-10-22 11:19
경주시 쪽샘유적발굴관에서 진행 중인 ‘쪽샘 44호분’ 덧널 축조 실험 현장.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신라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쪽샘 44호분’의 복원 현장이 일반에 공개된다.

경주시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함께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시 태종로 쪽샘유적발굴관에서 ‘경주 쪽샘 44호분 축조실험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APEC 정상회의 공식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신라의 고분 축조 기술과 문화를 선보인다.

‘쪽샘 44호분’은 신라 왕족계 어린 여성(공주)의 무덤으로 추정되며,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말다래 등 8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발굴조사와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무덤 축조의 전 과정과 기술을 규명했으며, 지난해부터 실제 무덤을 재현하는 축조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 고고학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시도다.

현재는 무덤 주인공의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한 이중 덧널 일부를 완성한 뒤, 주변에 돌을 쌓는 과정(전체 21단계 중 8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다.

설명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정오~오후 1시 제외), 매시 정각과 30분에 두 차례씩 발굴에 참여한 학예연구사들이 직접 해설을 맡는다.

참가자들은 덧널·목조구조물·돌무지 등 주요 시설의 축조 과정과 사용 도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출토 유물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외국인을 위한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 해설도 제공된다.

임승경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장은 “이번 설명회는 APEC 기간 경주의 찬란한 신라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세계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학술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행사는 경주만이 선보일 수 있는 특별한 문화유산 체험”이라며 “APEC 정상회의를 찾은 각국 대표단과 시민 모두가 천년고도의 역사적 깊이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