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625m 높이로 건설된 중국의 화장협곡대교에 ‘줄 없는 번지점프’가 도입될 계획이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개통한 이 다리에선 600m를 수직 낙하하는 ‘줄 있는 번지점프’가 이미 운영 중이다.
22일 중국 선전신문과 남방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구이저우성 화장협곡대교에서 줄 없는 번지점프를 테스트하는 동영상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영상에선 다리 위에서 던진 모래주머니가 수십m 아래 안전망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화장협곡대교 관광지구 관계자는 “줄 없는 번지점프는 현재 테스트 중이며 22일 이후 대중에게 공식 개방할 예정”이라고 지난 19일 밝혔다. 그는 “줄 없는 번지점프에선 전통적인 번지점프와 달리 줄을 매지 않고 점프대에서 뛰어내려 약 160㎡(48평) 면적의 안전망 속으로 떨어진다”면서 “안전망은 네 모서리가 고정돼 있어 인체의 낙하를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망은 상하로 움직일 수 있다. 체험자가 낙하하면 안전망이 아래쪽 플랫폼으로 내려와 외부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체험자는 20m부터 50m까지 낙하 높이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체험자의 체중은 40~90㎏이어야 하고 60세 이상이거나 심장병·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
1회 체험 가격은 1688위안(약 34만원)으로 줄 있는 번지점프 가격 2999위안(60만원)보다 낮다. 관광지구 측은 “줄 있는 번지점프는 강까지 약 600m를 낙하하는 더 큰 도전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고 설명했다. 줄 있는 번지점프는 다리의 중앙에서, 줄 없는 번지점프는 다리 입구 가까운 쪽에 점프대가 설치됐다.
관광지구 측은 75㎏와 100㎏ 두 가지 규격의 모래주머니를 사용해 다양한 체중의 체험자가 그물에 걸린 상태를 시뮬레이션하고 안전망의 안정성과 수용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들어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안전망에 떨어진 후 튕겨 나가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안전망 밖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이들이 특히 많았다. 테스트에 사용된 모래주머니와 달리 사람은 몸부림을 치거나 몸을 비틀 수 있기 때문에 수직으로 낙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줄 있는 번지점프와 달리 새로 도입되는 종목이어서 당국의 안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곳 관광지구를 주관하는 전펑현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20일 “줄 없는 번지점프는 모래주머니 테스트와 실제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선전신문에 말했다.
화장협곡대교는 3년 8개월간 공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개통했다. 높이 625m로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량이었던 중국 베이판장대교(565m)보다 60m 더 높다. 총 길이는 2890m, 교량 주탑 간 거리 1380m로 협곡 양쪽 지역을 차량으로 오가는 시간을 2시간에서 2분으로 단축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