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토’ 윤형석의 반란… ‘우승후보 0순위’ 고원재 격파

입력 2025-10-21 20:22

‘엑시토’ 윤형석(디플러스 기아)이 사고를 쳤다. 올 시즌 ‘무적’으로 승승장구하던 디펜딩 챔피언 ‘원더08’ 고원재(젠시티)를 꺾었다.

윤형석은 21일 서울 송파구 소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서머 16강 경기에서 고원재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뒀다.

첫 세트부터 심상찮았다. 윤형석이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앞서가더니 후반 1골을 추가하며 4대 0 완승을 거뒀다. 다득점보다 실점이 없었던 점이 특히 주목 받는 경기였다. 윤형석은 슈팅 8개, 유효슈팅 6개로 고원재(2, 2)을 압도했다.

다음 세트는 고원재의 페이스였다. 볼 점유율 63%로 경기를 지배하며 슈팅 8개, 유효슈팅 6개를 때렸다. 윤형석은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었다. 수비 후 역습으로 유효 슈팅 3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추가시간 네드베드의 중거리 슛이 골망을 가르며 윤형석이 3대 2로 이겼다.

경기 전 승부 예측에서 윤형석은 단 3%의 선택을 받을 정도로 별다른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윤형석은 예측은 예측일 뿐임을 몸소 보여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윤형석은 “아무도 이긴다고 생각 안 했기에 이 갈고 준비했다. 증명해서 기분 좋다”면서 활짝 웃었다.

그는 “과거 고원재와 공격 대 공격으로 붙었는데 밀렸다. 이번엔 잘하는 걸 못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수비적인 걸 많이 보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에서 수비를 어려워하는지 분석해서 공략했다”고 덧붙였다.

윤형석은 2세트 막판에 동점골을 허용한 뒤 곧장 쐐기골을 넣은 때를 떠올리며 “고원재를 이기려면 2세트 안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당황스러웠다”면서 웃였다.

이어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지만 3세트에 가더라도 지금 경기력이면 이길 수 있겠단 믿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2세트 후반 추가시간에 네드베드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들어간 것에 대해 “순간 한 3초 정도 골인지 모르겠더라”면서 “지금도 (고원재를 이긴 게) 안 믿긴다”고 말했다.

윤형석은 “역습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에 아쉬운 게 있었다”면서 “전술 특성상 역습을 잘해야 한다. 더 좋은 확률의 판단을 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강 상대로 ‘호석’ 최호석이 올라올 거라 예상하며 “지금껏 8번 만나서 4승 4패다. 이젠 누가 더 강한지 가리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젠 우승할 자격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폼에서 좀 더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믿어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안 믿어 주신 분들도 8강부터는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FSL은 넥슨에서 주최하는 프랜차이즈 리그다. 총 상금 10억원 규모의 이번 대회에 젠시티(젠지+맨시티), T1, DN 프릭스, 디플러스 기아, kt 롤스터, DRX, 농심 레드포스, BNK 피어엑스 8개 게임단에서 각 4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32강 조별 예선은 8개 조의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하고 16강부터는 싱글 토너먼트다. 결승전은 다음 달 15일 상암동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