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살’ 노들섬, 세계적 예술섬으로 재탄생한다

입력 2025-10-21 17:20 수정 2025-10-21 17:22
‘노들 글로벌 예술섬’ 야경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사업의 첫 삽을 떴다. 노들섬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지 108년 만에 휴식과 전시, 공연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투입되는 사업비만 3704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21일 용산구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을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새로운 문화 예술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이 지향하는 디자인은 외형의 멋이 아닌 사람의 마음이 머무는 공간으로, 노들섬은 그 철학을 구현하는 첫 수상 무대”라며 “노들섬에서 시작된 변화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2.0’의 일환이다. 노들섬은 1917년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민간기업이 1970년대에 유원지로 개발하려다 무산됐다. 서울시는 2005년 노들섬을 매입해 오페라하우스 등이 들어선 예술섬으로 조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계획이 무산돼 노들섬 서쪽의 일부만 공연장, 편의시설 등으로 활용됐다. 지금까지 사실상 방치됐던 것이다.

설계는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맡았다. 헤더윅의 ‘소리풍경’(사운드스케이프)은 한국의 산을 형상화한 설계안이다. 약 20m 높이에 떠 있는 공중 정원은 7개의 꽃잎 모양으로, 대형 콘크리트 기둥이 받친다. 노들섬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공중 보행교와 연결된다.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전시 공간이 공중 보행교에 조성된다.

동쪽 숲은 생물 다양성이 살아있는 공간이 된다. 낙엽 활엽수로 채워지며 다층적인 구조로 조성된다. 미디어 파사드(대형 외벽 영상) ‘아뜰리에 노들’도 노들섬이 위치한 한강대교 하부에서 운영된다. 한강버스에서 미디어 파사드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존 건축물인 복합문화공간은 노들섬에 존치된다.

헤더윅은 이날 “노들섬이 바다처럼 거대한 한강에 활력을 불어넣는 비전의 일부가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노들섬은 오페라하우스 조성 사업 무산 등으로 잠재력을 꽃 피우지 못하고 있었다”며 “마침내 오늘 미완의 꿈이 다시 시작된다. 예술섬 사업은 한강 르네상스의 마지막 퍼즐이다”고 화답했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은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3704억원이다. 서울시는 공사를 먼저 끝내는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