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티켓이 10배 가격에’…매크로로 암표 1만장 되판 40대 검거

입력 2025-10-21 15:29
40대 A씨가 경기도의 한 PC방에서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 야구 경기 입장권을 구매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예매한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 1만여 장을 되팔아 폭리를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A(42)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 야구 경기 입장권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웃돈을 받고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자신과 가족, 지인 명의로 예매처에 다수의 계정을 만든 뒤 서울과 경기 지역 PC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을 예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예매 인원과 좌석 좌표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1만 881장의 입장권을 예매해 거래 사이트 등에서 5억7000여만원 상당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22일에는 하루 동안 1527만원 상당의 입장권 128장을 판매하는가 하면 같은 달 28일에는 4만원 상당의 한화이글스와 기아타이거즈 경기 입장권을 4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A씨는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매크로로도 예매하기 어려워지자 일반회원보다 하루 먼저 예매할 수 있는 구단 유료 멤버십(선예매 제도)에 가입해 입장권을 사기도 했다. 또 대기번호 없이 좌석 선택창으로 바로 연결되는 이른바 ‘직링(Direct Link)’ 수법을 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암표 거래가 의심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 7월 25일 경기도의 한 PC방에서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예매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또 지난 14일 매크로 개발자 B씨와 이를 유통한 C씨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암표 예매 및 관련 프로그램 개발․유포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