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예매한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 1만여 장을 되팔아 폭리를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A(42)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 야구 경기 입장권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웃돈을 받고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자신과 가족, 지인 명의로 예매처에 다수의 계정을 만든 뒤 서울과 경기 지역 PC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을 예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예매 인원과 좌석 좌표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1만 881장의 입장권을 예매해 거래 사이트 등에서 5억7000여만원 상당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22일에는 하루 동안 1527만원 상당의 입장권 128장을 판매하는가 하면 같은 달 28일에는 4만원 상당의 한화이글스와 기아타이거즈 경기 입장권을 4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A씨는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매크로로도 예매하기 어려워지자 일반회원보다 하루 먼저 예매할 수 있는 구단 유료 멤버십(선예매 제도)에 가입해 입장권을 사기도 했다. 또 대기번호 없이 좌석 선택창으로 바로 연결되는 이른바 ‘직링(Direct Link)’ 수법을 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암표 거래가 의심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 7월 25일 경기도의 한 PC방에서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예매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또 지난 14일 매크로 개발자 B씨와 이를 유통한 C씨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암표 예매 및 관련 프로그램 개발․유포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