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대규모 볼룸(연회장) 건설 착공을 지시하면서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동관) 일부가 철거됐다. 1948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대규모로 개조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사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백악관 부지에 새롭고 크고 아름다운 백악관 볼룸을 착공했음을 기쁘게 발표한다”며 “백악관 본관과 완전히 분리된 채로 이스트윙은 이 과정의 일환으로 전면 현대화되고 있으며 완공 시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어 “150년이 넘도록 모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볼룸을 마련해 웅장한 파티와 국빈 방문 등에서 사람들을 수용하길 꿈꿔왔다”며 “이 절실한 프로젝트를 마침내 추진하게 된 첫 번째 대통령이 된 것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인부들이 대형 굴삭기 등을 동원해 이스트윙 건물 일부와 지붕 등 해체했다. 이스트윙에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사무실과 행사 출입구, 보안 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초부터 멜라니아 여사의 직원들이 관련 물품을 백악관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새 볼룸은 총 999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이스트룸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를 언급하며 “1000명을 넘기면 사람들이 걱정할까 봐 999명으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바로 반대편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끔 소음이 들릴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건축 비용으로는 약 2억 달러(약 2400억원)가 필요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건축비와 관련해 “미국 납세자의 비용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며 “백악관 볼룸은 많은 관대한 애국자와 위대한 미국 기업, 그리고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기 취임 이후 오벌오피스(집무실)를 금색 장식으로 리모델링하고, 로즈가든에도 잔디 대신 석재를 까는 등 백악관을 자신의 취향대로 고쳐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