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후 살해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의 유해가 21일 국내로 송환됐다. 지난 8월 8일 사망한 채 발견된 지 74일 만이다.
박씨 유해를 실은 대한항공 KE690편은 이날 오전 8시4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전날 진행된 현지 공동 부검에 참여한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이 유해를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인계했다. 이후 형사기동대장이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한다. 유족은 인천국제공항에는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과 공항 보안요원들이 도열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경찰관들도 흰 장갑을 끼고 유해 송환을 지켜봤다.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전날 오전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박씨 시신을 합동으로 부검했다. 부검 결과 박씨의 장기 적출 등 시신 훼손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3시간가량 부검 후 화장이 이뤄지자 즉시 유해 송환이 결정됐다. 박씨 사망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국내 여론을 촉발한 만큼 캄보디아 당국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유해 송환에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정확한 사인은 향후 국내에서 예정된 조직검사 및 약·독물 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밝힐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에 왔고,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다. 한 달도 안 된 지난 8월 8일 캄폿주 보코산 일대 차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