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일(현지시간)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과 매우 공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을 성공적 협정 사례로 들었다. 한국과는 아직 3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협상 중인데도 이미 성공한 협정인 것처럼 발언한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중국과 “환상적인 협정”을 맺을 것이라며 ‘빅딜’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도 매우 공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매우 흥미로울 것이며 양국(미·중) 모두에 좋은 무언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달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 과정에서 한국과도 공정한 협정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도 우리를 이용하려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우리는 매우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일본과도 매우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시 주석과 만나는 장소인 한국과도 공정한 협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우리를 매우 존중해왔다. 그들은 관세 형태로 엄청난 돈을 우리에게 지불해왔다”며 “중국은 (대미 관세) 55%를 지불하고 있으며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11월 1일에 잠재적으로 15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시 주석과 만날 것이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라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해 관세와 수출 통제로 맞설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로 우리를 위협한 적도 있지만 나는 관세뿐만 아니라 항공기 부품 같은 다른 방식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며 “중국은 보잉 항공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우리가 부품을 끊으면 항공기 400대 이상이 멈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11월 1일부터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도 “나는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한국에서의 회담이 끝나면 중국과 나는 정말 공정하고 위대한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며 “양국 모두에게 환상적일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환상적인 일이 될 것”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인도·태평양에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가 중국을 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그런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가 그것(오커스를 통한 중국 억제)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무엇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다.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누구도 그것에 맞서려 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에게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아주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앨버니즈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호주 프레임워크’에 공동 서명했다. 양국 정부는 향후 6개월간 총 30억 달러(약 4조2000억원) 이상을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로 미국의 첨단 장비 소재 공급망이 흔들리자 호주와 협력을 통해 대안 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는 “약 1년 뒤면 여러분은 핵심 광물과 희토류를 너무 많이 확보해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를 지경이 될 것”이라며 “가치가 아마 2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내며 농담을 건넨 것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