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고문 시신 발견 현장에 ‘혈흔’ 남아 있었다

입력 2025-10-21 06:36 수정 2025-10-21 10:02
20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피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부검 및 화장절차가 끝난 뒤 현지 법의학자와 경찰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사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후 살해된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발견됐던 장소에 혈흔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숨지기 직전까지 많은 피를 흘릴 정도로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박씨 시신을 발견하던 당시 혈흔을 확인했다고 뉴스1이 21일 보도했다. 피해자가 범죄조직원으로부터 다량의 피를 흘릴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박씨 시신에서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시신은 이날 한국에 도착한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유해를 인수한 뒤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전날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박씨의 시신을 합동 부검했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부검 결과 박씨의 장기 적출 등 시신 훼손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은 향후 국내에서 예정된 조직검사 및 약물·독물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밝힐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에 왔고, 현지 범죄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다. 한 달도 안 된 지난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30·40대 중국인 3명은 지난 10일 캄보디아 법원에 기소됐고 현지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중국동포 등 2명을 쫓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