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후벵 아모링 감독 체제에서 첫 리그 연승을 거두며 반등 흐름을 탔다. 맨유는 최대 라이벌 리버풀 원정에서 약 10년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EPL 8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을 2대 1로 꺾었다. ‘노스웨스트 더비’ 라이벌 리버풀을 원정에서 무너뜨린 건 9년 9개월 만이다. 2016년 1월 루이스 판할 감독 시절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1대 0 승리를 거둔 게 마지막이다. 그동안 맨유는 안필드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이날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음뵈모의 벼락같은 선제골이 터졌다. 아마드 디알로의 침투 패스를 음뵈모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33분 리버풀의 코디 학포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맨유는 다시 일어섰다. 6분 뒤 코너킥 이후 혼전 상황에서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로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승점 3점이 아니다. 맨유로선 마침내 쏘아 올린 반등의 신호탄이다. 맨유는 지난 4일 선덜랜드를 2대 0으로 꺾은 데 이어 이날 원정에서도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아모링 감독이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리그 연승이다. 수년째 부진한 맨유는 지난 시즌 내내 연승을 거둔 적이 없다. 이날 맨유는 리그 9위(승점 13)로 올라섰고 2위 맨시티와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특히 올 시즌 초반도 부진을 면치 못하자 아모링 감독의 경질설이 고개를 들던 찰나였다. 아모링 감독은 “맨유에서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평가하며 “후반에 침착하지 못했지만 정신력은 그대로였다. 오늘 같은 정신력만 있다면 어떤 경기든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버풀은 공식전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디펜딩 챔피언이란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2014년 브랜든 로저스 감독 시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 극장골을 허용하며 패배한 이후 내리막길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4억5000만 파운드(약 8600억원)를 쏟아부은 결과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리버풀이 쓸어 담은 특급 공격수들이 막대한 이적료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플로리안 비르츠는 10경기 동안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고, 알렉산드르 이사크도 공식전 7경기 1골 1도움에 그쳤다. 모하메드 살라의 부진도 뼈아프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