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결혼하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시민들의 결혼문화 인식조사 결과를 내놨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공공예식장 이용 의향을 밝히는 등 ‘작고 합리적인 결혼식’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부산시는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부산시민 284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결혼식 문화(절차·비용 등)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1점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부산 공공 예식장을 ‘안다’는 응답자는 81.1%(2305명), ‘이용 또는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82.2%(2338명)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용 의향의 이유로는 ‘합리적인 비용’과 ‘허례허식이 줄어드는 점’이 꼽혔다. 반면 ‘예식 분위기에 대한 낮은 기대감’(17.8%)은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는 ‘나의 사랑, 나의 결혼’ 사업의 하나로 합리적이고 가치 있는 결혼문화를 확산하고 공공 예식장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정책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시민들이 추천한 공공예식장으로는 바다와 관련된 ▲동백섬(해운대) ▲광안리 ▲태종대가 가장 많았고 부산시청·북항친수공원·삼락생태공원 등 도심과 공원 공간도 후보로 제시됐다.
시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공 예식장 인프라를 확대한다. 지난 3월 동구 이바구복합문화체육센터를 신규 지정한 데 이어 시민 의견이 많았던 주요 명소의 개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는 예비부부가 기획부터 진행까지 도움받을 수 있도록 그린웨딩포럼, 지앤지하우스 등 전문 기관과 협력해 부산형 결혼 공간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18~19일 부산시민공원에서는 공공 예식장 활성화 사업의 상징 프로그램인 ‘나의 사랑, 나의 결혼’ 행사가 열려 4쌍의 예비부부가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다. 부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관하고 KB국민은행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사연이 있는 커플을 선발해 꾸밈비용과 대관료 등을 지원했다.
박설연 여성가족국장은 “부산시는 청년들이 부담 없이 뜻깊고 가치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 예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결혼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며 “저렴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지 않고, 합리적이고 품격 있는 부산형 결혼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