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도시 의정부…‘태조·태종 행차’ 30억 경제효과

입력 2025-10-20 14:44

경기 의정부시가 제40회 회룡문화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를 통해 ‘왕의 도시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며 약 30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

의정부시는 지난 9월 28일 열린 ‘태조·태종 의정부행차’에 4만5000명 이상이 운집해 시 전역이 축제 열기로 가득 찼다고 20일 밝혔다.

전문 용역업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직접지출 20억원 ▲부가가치 유발 10억원 ▲고용 유발 24명 등 약 3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음식·숙박·도소매업 등 상권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으며 단일 역사문화 행사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복원된 이번 행차는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왕의 행차와 헌수례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프로그램이다.

태종실록 제10권에 기록된 1405년(태종 5년) 11월 6일, 태종이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하던 중 태조를 옛 견주(현 의정부·양주)에서 맞이하며 헌수례를 올린 일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권력 교체기의 갈등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의미를 되새긴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시는 2023년부터 학계와 협업해 고증 연구를 진행했으며, 고려복식을 채택한 전국 최초의 행렬로 선보였다. 한성대 권기중 교수, 경기대 이왕무 교수가 참여한 학술회의에서 당시 태종 5년의 법가(法駕)를 기준으로 시기를 복원하고 복식은 조선 양식 정착 이전의 고려풍으로 통일했다. 이를 통해 역사적 신뢰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역사 재현을 넘어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이끌어낸 축제로 평가된다. 1000여명의 시민이 직접 행렬에 참여하며 ‘군사도시’에서 ‘왕의 도시’로의 도시 브랜드 전환을 이끌었다.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반적 만족도 83.7점, 추천 의향 85.1점, 정체성 반영도 83.7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응답자의 73%가 “다음에도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시는 향후 카드 소비 및 통신사 위치 기반 분석을 도입해 방문객 통계를 정밀화하고, 회룡사·부대찌개골목 등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를 정례화해 경기북부 대표 역사문화 퍼레이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이번 행차 재현은 시민과 함께 역사 속 장면을 되살린 뜻깊은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와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의정부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