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억원 들인 산림청 S-64 헬기…“야간 비행 조종사 없어 무용지물”

입력 2025-10-20 07:50
지난 4월 29일 진화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이 재발화한 가운데 5월 1일 산림청 소방 소속 헬기들이 진화 작업을 위해 인근 금호강에서 물을 채우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이 지난 2018년부터 8563만 달러(약 1220억원)를 들여 도입한 미국 에릭슨사의 대형 산불진화헬기 S-64 헬기가 야간 비행 자격을 가진 조종사 부족으로 단 한 차례도 야간 산불 진화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

20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산림청 산불진화헬기 총 50대 중 야간 운용이 가능한 헬기는 수리온 3 대와 S-64 4 대 등 총 7 대다.

이 중 S-64의 경우 산림청이 지난 2018~2020년과 2022년 4년간 미국 에릭슨사로부터 연간 1대씩 총 4대를 순차 도입했다 .

S-64는 담수량 8000리터 규모의 대형헬기로 1대당 도입 가격이 2000만 달러가 넘지만 도입 이후 현재까지 산림청에 S-64 를 야간에 비행할 수 있는 조종사가 전무하여 야간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S-64를 야간에도 비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자격을 취득해야 하지만 현재 이를 취득한 조종사 인력이 없는 것이다.

산림청은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야간산불진화 임무를 위한 조종사를 양성해 내년 2월부터 S-64를 야간산불진화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8년 S-64 가 최초 도입된 것을 감안하면 조종사 양성이 지체됐다는 지적이다 .

S-64의 야간 기동이 불가능한 탓에 지난 4월 28일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당시에도 수리온 2대만 야간산불진화에 투입됐다. 수리온의 담수량은 2000리터로 S-64의 4 분의 1에 불과하다 .

정 의원은 “대형산불이 발생한 경우 주간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진화에 나서야 하는데 산불진화헬기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산림청은 S-64 가 내년 봄철에는 야간에도 기동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해 빈틈없는 산불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