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간 한국인, 매년 3000명씩 사라졌다

입력 2025-10-20 06:12 수정 2025-10-20 10:03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에 납치돼 피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시신이 있는 턱틀라사원 안치실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캄보디아 스캠(사기) 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1000명 남짓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한국인이 연루돼 있을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현재 집계된 것보다 범죄조직에 의해 피해를 본 한국인 역시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와 연관이 있는 한국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20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3명에 불과했던 캄보디아 출국자와 한국 입국자 수의 차이는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 등으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2000~3000명대로 껑충 뛴 것이다.

이는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이 범죄에 가담하게 되면서 매년 수천 명씩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도 8월까지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향한 한국인은 2021년 5476명, 2022년 3만5606명, 2023년 8만4378명으로 점차 늘었고 지난해에는 10만82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한국인은 각각 5363명→3만2397명→8만1716명→9만7572명이다. 올해의 경우 1~8월 6만7609명이 캄보디아로 향했지만 6만6745명만 되돌아왔다.

태국·베트남 등 인접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이민청이 집계한 캄보디아 입국 한국인 수는 2021년 6074명, 2022년 6만4040명, 2023년 17만171명, 2024년 19만2305명, 2025년 1~7월 10만6686명을 기록했다. 특정 연도에 따라 우리 통계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실제로 캄보디아 범죄단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은 ‘웬치’(범죄단지) 등에 한국인이 적어도 2000~3000명 있고, 비행기를 통해 출국하지 않고 중국 등을 거쳐 밀항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