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보행 어린이 사고가 43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의 절반 이상이 하교 시간대(오후 2~6시)에 집중됐고, 피해자의 대부분이 초등 저학년(7~9세)으로 집계됐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 의원(부산 사상구·국민의힘)이 한국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보행 어린이(만7~12세) 사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스쿨존 보행 어린이 사고는 52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산은 43건(8.2%)으로 전국 4번째로 많았다. 사망자는 없었고, 부상자는 45명이었다.
나이별로는 7~9세 저학년이 전체의 59.2%를 차지해 고학년(40.8%)보다 월등히 높았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2~6시 하교 시간대 사고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오후 4~6시 구간에만 전체 부상자의 3분의 1이 집중됐다. 사고 형태별로는 학교 주변 도로를 횡단하던 중 발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부산의 스쿨존 사고 건수는 서울(96건), 경기(143건)에 이어 대도시권 중 상위권 수준이다. 인천(22건)·대전(19건)보다 두 배 이상 많지만,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 의원은 “하교 시간대는 학년과 프로그램별로 귀가 시간이 달라 통합 관리가 어렵고, 학부모 근무시간과 맞물려 보호 공백이 생기기 쉽다”며 “학교·지자체·경찰이 협력해 하교 시간대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쿨존 내 사고가 특정 시간대와 연령대에 집중된 만큼 맞춤형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교 시간 차량 흐름을 고려한 속도관리, 학교 앞 무인단속 카메라 추가 설치, 학원 차량 밀집 구간 관리 등이 대표적인 보완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와 경찰은 올해 스쿨존 내 보행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무인 교통 단속 장비를 추가 설치하고, ‘스마트 횡단보도’ 사업을 확대해 어린이 안전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