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MVP 최원태 “민호형 리드 덕분에 호투”

입력 2025-10-19 21:25
최원태(왼쪽)와 강민호(이상 삼성 라이온즈)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2차전에서 승리한 후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최원준 기자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가 “마운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강)민호 형의 리드에 따라 던졌다”며 이날 호투의 공을 포수 강민호에 돌렸다.

최원태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선발승을 챙겼다. 삼성은 그의 호투에 힘입어 7대 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최원태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등판때도 별다른 기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가 좋은 결과를 냈다”며 “오늘도 불펜에서 몸을 풀 때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마찬가지로 잘 풀렸 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가을 반전에 성공한 최원태다.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8경기에 나서 2패 평균자책점 11.16으로 부진했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러나 이번 가을 무대에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69(13이닝 1자책점)로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비판을 받아 마땅했다. 선배들을 포함해 주변에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니 좋은 결과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커튼콜’을 하지 않은 이유도 직접 설명했다. 7회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지만 별다른 제스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도 하고 싶었다”면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가 실점하면 우스워질 것 같았다”고 웃었다.

강민호는 최원태의 호투를 두고 “카운트 싸움에 들어갈 때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비율이 확실히 높아졌다”며 “정규시즌 땐 말을 듣지 않더니, 가을 들어 내가 지금껏 강조해 온 대로 구속을 낮추고 제구에 신경 쓰면서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도 구속이 시속 147㎞를 넘을 때마다 손가락으로 숫자를 나타내며 눈치를 줬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최원태는 “나도 고집이 있어 시즌 중엔 마운드에서 흥분하면 통제가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강)민호 형의 말을 잘 듣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호는 이날 9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자신이 보유했던 PO 최고령 홈런 기록을 종전 39세 2개월 1일에서 40세 2개월 1일로 경신했다. 그는 홈런 순간을 떠올리며 “나는 홈런을 직감했는데 코치님과 팬분들은 홈런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1루까지 뛰어가는 동안 좀 무안했다”며 “공이 담장을 확실히 넘어간 순간부터 환호가 터져 나왔고, 그때부터 기분 좋게 베이스를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가을야구에서 나의 임무는 팀의 최소 실점을 이끄는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도 같은 뜻으로 나를 8번 타자에 배치하신 것 같다”며 “어제 9점을 내준 뒤, 숙소서 한화 타자들을 다시 분석했다. 잡생각을 버리고 승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강민호는 “최고령 홈런이라는 기록보다는 이 나이에도 주전으로 포스트시즌을 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며 “언제일지 모르는 마지막 순간을 위해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써 그라운드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