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사교 파티’로 전락한 유방암 캠페인…W코리아 결국 사과

입력 2025-10-19 14:26
W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연예인들의 유방암 캠페인 현장. W코리아는 현재 모든 게시물을 내렸다. W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을 내세웠던 더블유코리아(W코리아)가 논란 나흘 만에 공식 사과했다. 애초 기부금 의혹만 해명하며 ‘술파티 논란’에는 침묵했지만,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W코리아는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는 2006년 시작한 캠페인으로, 20년 동안 유방암 조기 검진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했다”면서 “10월15일 행사는 캠페인 취지에 비춰 볼 때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W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과문. 인스타그램 캡처

이어 “무엇보다 유방암 환우·가족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하여 불편함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며 선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이 논란으로 불편함을 겪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W코리아는 “여러 비판과 지적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살펴나가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행사 기획과 실행의 전 과정을 보다 면밀히 재점검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20년 동안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저소득층 치료비 지원을 이어왔지만, 이번 논란으로 그 뜻이 훼손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행사 기획과 실행 전 과정을 면밀히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과는 지난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러브 유어 더블유 2025’ 행사가 논란이 된 지 나흘 만이다. 해당 행사는 ‘유방암 인식 향상’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현장에서는 가수 박재범이 ‘몸매’를 부르는 무대, 셀럽들의 음주·가무 장면이 SNS로 확산되며 “유방암 캠페인이 아니라 연예인 술파티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룹 ‘방탄소년단’ 뷔·RM·제이홉, 그룹 ‘에스파’ 카리나, ‘아이브’ 장원영, ‘아일릿’, ‘키키’, ‘올데이프로젝트’, 배우 고현정, 이영애, 변우석, 임지연, 정해인, 추영우, 이채민 등이 거마비 없이 참석했으나, W코리아는 패션 브랜드에 3000만원, 주얼리 브랜드에 500만원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금 의혹도 불거졌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W코리아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3억1569만원으로 드러났다. 2017~2023년 기부 내역은 없었으며, 지난해 1억2530만원을 전달했다. 당초 W코리아는 20년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1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는데, 매년 5000원만에 그친 셈이다.

이에 대해 W코리아는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이 재단에 직접 전달하는 금액까지 합산해서 캠페인 기부금이 측정된다”며 “누락된 기업·개인 기부금액과 3년간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에 기부액을 합산하면 본 캠페인의 2006~2024년 19년간 누적 기부액은 3억원이 아닌 9억6000만원이다. 올해 기부액 1억5000만원을 합하면 20년간 기부액은 11억원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W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행사 관련 사진과 동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