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발생시 소방용수를 확보하고 수자원관리 목적도 충족하는 전국 최초의 다기능 담수보 설치사업이 경남에서 시범 추진된다.
경남도는 산불재난 대응을 위한 소방용수 확보형 다기능 담수보 설치사업을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도는 산불의 대형화‧연중화 추세에 하천수를 직접 활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등 신속 진화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 신규사업으로 ‘다기능 담수보 설치’를 기획해 시범 추진한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산청·하동 지리산 지역 대형산불 당시 하천수 활용이 진화에 유용했던 점에 착안했다. 신형 담수보는 산불 발생시 하천수를 소방헬기가 담기 쉽고, 소방차 등의 접근성을 개선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시범 대상지는 지리산 권역인 함양 임천과 산청 덕천강이다. 산불조심기간(11월~이듬해 5월) 동안 충분한 용수 확보가 가능한 하천 폭 60m 이상, 유역면적 50㎢ 이상의 중형 하천을 선정했다.
각 대상지에는 높이 1.5~2.0m 규모의 유압식 가동보를 설치해 최대 1만8000t의 물을 채울 수 있다. 필요시 보를 세워 확보한 담수를 활용하고, 홍수기에는 개방해 하천 흐름을 유지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구조다. 계획홍수위 변경 없이 설치 가능한 친환경 공법이 적용된다.
사업비는 보 1개당 약 13억 원 규모로, 도는 올 하반기 설계용역을 완료해 내년 상반기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대형산불 초기 진화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해지고, 헬기 급수 및 지상 진화에 필요한 소방용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만 경남도 환경산림국장은 “지난봄 대형산불에서 하천수와 하천 시설물이 재난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며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로 하천을 산불 진화용 담수자원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기후위기 시대 산불 대응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의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