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민철,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정식 입단

입력 2025-10-19 06:00 수정 2025-10-19 10:14
지난 4월 유니버설 발레단의 ‘지젤’의 알브레히트 왕자로 출연한 전민철.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퍼스트 솔로이스트가 된 후 처음 출연하는 작품도 ‘지젤’이다. (c)유니버설 발레단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의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발레리노 전민철(21)이 취업 비자 발급 절차를 마무리하고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정식 출발한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1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민철을 차상위 등급인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임명했다. 이로써 전민철은 2011년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입단해 2015년 수석무용수가 된 김기민(33)에 이어 마린스키 발레단의 두 번째 한국인 발레리노가 됐다.

전민철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행복하다. 발레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 것 같다”면서 “발레에 대한 열정과 진실한 태도를 토대로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빛나는 시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민철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홈페이지의 단원 소개 코너에서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올라와 있다. (c)마린스키 발레단 캡처

마린스키 발레단은 단원의 등급을 코르드발레(군무)-코리페(군무 리더)-세컨드 솔로이스트-퍼스트 솔로이스트-프린시펄(수석무용수)의 5단계로 나눈다. 전민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7월 마린스키 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했다. 당시 솔리스트 대우를 약속받았던 전민철은 올해 4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대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기량을 뽐낸 뒤 6월 러시아로 출국했다. 다만 취업 비자 발급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그동안 게스트 아티스트 신분이었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단장 겸 예술감독 안드리안 파데예프는 2024-2025시즌 막판인 지난 7월 전민철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리는 ‘백조의 호수’ 1막 중 왕자 친구 3명이 추는 ‘파 드 트루아’(3인무)에 출연시켜 무대 적응을 도왔다. 이어 ‘라 바야데르’의 남자 주인공 솔로르 역으로 한 차례 캐스팅, 전민철의 기량과 스타성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지난 7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에서 남자 주인공 솔로르로 출연한 전민철(오른쪽). (c)마린스키 발레단, 전민철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에서 이미 솔로르로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던 전민철은 마린스키 발레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관객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에 파데예프 감독은 전민철을 2025-2026시즌부터 주역을 맡는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결정했다. 앞서 김기민도 2011년 연수단원으로 입단했다가 이듬해 정단원이 되는 동시에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승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의 남자 주인공 솔로르로 출연한 전민철. (c)유니버설 발레단

전민철이 마린스키 발레단에 정식 입단해 처음 출연하는 작품은 오는 25일 ‘지젤’이다. 전민철은 지난 4월 유니버설 발레단의 ‘지젤’의 알브레히트 왕자로 이미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뛰어난 기교, 아름다운 춤선에 더해 연기력까지 보여줘 관객을 사로잡았었다. 전민철은 “비자 발급 때문에 시즌이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난 10월에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류했지만 문제 없이 잘 적응했다. 첫 무대인 ‘지젤’을 시작으로 앞으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레리노 전민철은 2025-2026시즌부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활동하게 됐다. 수석무용수 김기민에 이어 마린스키 발레단의 두 번째 한국인 발레리노다. (c)BAKI, 전민철 인스타그램 캡처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