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핫 키워드 ‘캄보디아’…BJ 추적 영상 확산 어쩌나

입력 2025-10-18 10:52 수정 2025-10-18 10:58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 상가 건물에 현지어와 함께 중국어 간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 한국인 수십 명이 납치·감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에 관심을 쏟는 이용자가 급증했다. 이런 틈에 일부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의 캄보디아 범죄 단지 방문 영상, 캄보디아 정부가 제작한 홍보영상 등이 확산하자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검색어 ‘캄보디아’는 유튜브 급상승 검색 주제 5위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캄보디아 검색량은 전주 대비 750%나 증가했다.

지난 10일 25를 하회하던 캄보디아에 대한 구글 트렌드 관심도는 캄보디아 관련 범죄 소식이 확산했던 지난 14일 이후 줄곧 75를 웃돌고 있다. 유튜브 조회 수 순위 등을 제공하는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조회 수 상위 100개 유튜브 영상 중 캄보디아 관련 영상만 5개나 된다. 상위권에는 대부분 뉴스 보도 영상이 올랐다. 구금 피해자를 인터뷰하거나 범죄 조직의 정체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유튜브에서 캄보디아 범죄 관련 영상이 인기를 얻자 일부 BJ 등이 잇따라 캄보디아 범죄 단지 방문기 등을 영상으로 제작하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교부가 지난 10일 수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지난 16일 캄보디아 범죄 단지 밀집 지역에 여행금지를 발령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캄보디아를 찾아 위험천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여행 유튜버는 지난 16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를 촬영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방문한 사실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시아누크빌 출발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야간 버스로 시엠레아프까지 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BJ A씨도 지난 12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옛 아프리카TV)에 프놈펜 범죄 지역인 원구 단지에서 조직원과 대치하는 모습을 라이브 방송으로 내보냈다. A씨 방송은 실시간 시청자 수 2만명을 넘었고 다시 보기 조회 수는 36만회를 넘겼다. 숲 측은 안전을 위해 방송을 종료하라고 공지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정부가 (당시) 특별여행주의보로 지정한 곳을 가는 이유가 뭐냐” “조회 수 때문에 우범지역으로 가는 방송이 유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우려를 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캄보디아 내무부가 공식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린 한국인 여성 2명 영상도 논란을 빚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13년 넘게 살았다는 여성은 영상에서 “캄보디아인 분들은 정말 순수하고 (마음이) 따뜻하다”며 “뉴스에서 보는 모습이 이 나라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도 “평온한 캄보디아에 관해 많은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캄보디아에 사는 일반 한국인이나 여행 오는 관광객들에게 뉴스에 보도된 일이 일어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캄보디아 당국이 자국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