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전투기 아래 울려 퍼진 통일 기도, 햄버거 전도의 ‘더블 감동’

입력 2025-10-17 21:30 수정 2025-10-18 20:19
충주=신석현 포토그래퍼

맑은 가을 하늘이 펼쳐진 17일 오전, 충북 충주 공군 19전투비행단. 서울 광림교회 성도들은 통일성취기도회가 시작되기 특별한 광경을 목격했다. 활주로에서 F-16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는 전투기들의 위용에 성도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오전 11시 충주 중원기지교회(윤요한 목사)에서 제27회 통일성취기도회가 시작됐다. 군복을 입은 10여명의 장병들의 특송이 울려 퍼졌다.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충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장병들이 CCM ‘그리스도의 계절’을 열창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차렷! 경계! 충성!” 찬양의 마무리는 장병들의 우렁찬 구호였다. 교회 성도들은 힘차게 손뼉을 쳤다.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설교에서 ‘미스바에서의 기도’를 주제로 이스라엘의 승리처럼 회개와 깨끗한 마음으로 통일을 위해 기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도가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통일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기도하면 동서독 통일처럼 하나님께서 속히 복음 통일을 이루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충주=신석현 포토그래퍼

2부 기도회에서 통성기도가 시작하자 예배당은 기도의 열기로 뜨거워졌다. “주여! 주여! 주여!”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을 지켜주소서!” “이산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소서!”

장병들과 성도들이 한목소리로 부르짖었다. 15분간의 뜨거운 통성기도 시간에는 나라의 안정과 군 선교를 위한 기도, 그리고 북한 동포의 구원, 북한 정권의 계획 무산, 피 흘림 없는 복음 통일이 속히 이루어져 한국이 세계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간구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뤘다.

충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이후 김 감독회장은 햄버거를 비롯한 위문품과 선교비를 윤요한 중원기지교회 목사에게 전달했다. 윤 목사가 나눴던 간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윤 목사는 “신우 초청 잔치를 열었는데 예상외로 100명이 왔다”며 “이중 성경 인물 이름을 가진 장병들이 여럿 있었는데 교회를 다니지 않던 친구들이 그날 이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 목사는 “광림교회의 지원으로 올해 안에 몇 차례 더 전도 행사를 열고 싶다”며 “필요하다면 제 사비도 보태겠다”고 했다.

이날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미주리연회 소속 감리사와 교역자 등 4명이 참석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한반도 통일을 위한 마음은 하나였다.

이 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19전투비행단뿐 아니라 전국 5개 군부대에서도 광림교회 성도들이 정확히 같은 시각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새벽부터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으로 흩어진 1000여명의 성도들. 동쪽 끝 동해안 해군 제1함대사령부부터 서쪽 해병대 제2사단까지, 남북을 가로지르는 육군 6사단, 7사단, 25사단, 그리고 중부의 공군 제19전투비행단까지. 공군 2개 부대, 육군 2개 부대, 해군 2개 부대로 나뉘어 간 그들은 11시 정각, 하나의 마음으로 통일을 부르짖고 있었다.

충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제27회를 맞은 이 기도회는 광림교회를 개척한 김선도 목사가 사역하던 시절인 1999년 시작됐다. 교회 남선교회총연합회 박기연 장로는 “27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전·후방 부대를 직접 찾아가 11시 정각에 온 교회가 하나 되어 기도하는 것이 통일기도회의 전통”이라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6~7개 등의 부대로 나뉘어 동시에 기도해왔다”고 전했다.

기도회를 마치며 김 감독회장은 말했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입니다. 통일될 때까지 우리의 기도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충주=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