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무서워 여행 취소” 캄보디아發 ‘동남아 포비아’ 확산… 항공·여행업도 초긴장

입력 2025-10-18 00:03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3m가 넘는 담벼락이 서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사고가 잇따르면서, 항공 및 여행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태국·미얀마·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각종 범죄 소식이 나오면서 이들 국가로의 여행을 망설이거나 취소·변경하려는 모습도 나타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캄보디아행 항공편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면제 대상은 지난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캄보디아행 항공권이다. 대한항공은 10월 15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은 16일 당일까지 발권한 항공편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와 일부 지역 여행금지 조치에 따른 여객 안전 고려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대한항공은 인천~타크마우(프놈펜) 구간에 A330-300 기종으로 매주 7회 왕복 운항하며,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노선을 A321-NEO 항공기로 주 7회 운항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한국인 범죄 피해가 급증한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16일 자정부터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하는 한편, 여타 지역에 대해서도 기존에 발령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여행금지 지역(여행경보 4단계)은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다. 시하누크빌주는 출국권고(3단계)가 발령됐다. 웃더민체이주, 프레아비히어주, 반테이민체이주, 바탐방주, 파일린주, 푸르사트주, 코콩주, 프놈펜시 등은 기존 특별여행주의보(2.3단계)가 유지되고, 그 외 전 지역은 여행자제(2단계) 경보를 새로 발령했다.

여행업계도 자칫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가 된 지역은 주요 관광지와 무관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는 상존한다.

업계는 특히 동남아 전역으로 ‘포비아’가 확대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캄보디아 노선 자체는 국내 전체 운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전체 여행 수요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최근 태국·미얀마·베트남 등에서도 범죄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여행커뮤니티에서는 “친구들과 (베트남) 호찌민에 가려 예약했는데 캄보디아와 너무 가까워서 몇백만원 손해보더라도 취소할 것 같다” “예비 신랑이 동남아는 피하자고 해서 급하게 변경할 예정” 등 우려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