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별세…5명에 장기기증 [아살세]

입력 2025-10-18 00:01 수정 2025-10-18 00:01

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쓴 백세희(35) 작가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한 뒤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백 작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백 작가는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했다.

백 작가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 진단을 받고 담당의와 상담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녹여낸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큰 사랑을 받았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 백세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후로도 ‘나만큼 널 사랑한 인간은 없을 것 같아’,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등 책을 펴냈고 토크콘서트와 강연회를 통해 독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 이 시기에 개인적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상담센터와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유가족은 백 작가가 사랑이 많은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전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백 작가의 동생은 “언니는 글을 쓰고, 글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희망의 꿈을 키우길 희망했다”며 “아무도 미워하지 못하는 착한 그 마음을 알기에 이제는 하늘에서 편히 잘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