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초양극화 속에서 청약 시장의 ‘하이엔드(최고급)’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상위 0.1%를 위한 브랜드’를 표방하며 내놓은 하이엔드 특성상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입지에 공급되는 데다, 당첨 시 수억~십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 청약’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똘똘한 한 채’ 트렌드로 초고가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기도 한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하이엔드 브랜드는 3곳이다. 총 30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0만531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40.83 대 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 브랜드 단지 7곳의 평균 경쟁률 100.56대 1과 비교하면 약 3배 높은 수치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공급하는 ‘오티에르 포레’는 지난 7월 40가구 모집에 2만7525명이 지원해 전국 최고 경쟁률인 688.13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시세차익 10억원 이상의 ‘로또 청약’으로 주목받았다.
대우건설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공급하는 ‘써밋 리미티드 남천’도 평균 경쟁률 22.62 대 1로 선전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보다 사업성이 검증된 입지를 선별해 공급되는 경우가 많고, 고급화된 외관 및 커뮤니티 설계 등으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매매시장에서의 가격 프리미엄에도 영향을 준다. 경기도 과천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는 지난 10월 28억원에 거래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프리미엄 효과가 두드러진다. 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26㎡는 지난 7월 4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역 최고가를 경신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는 인지도와 상품성이 뒷받침돼 자산가치가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특히 지방은 희소성이 높아 향후 분양 예정 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